2008년 06월 28일
산쥬산겐도, 도요쿠니진자, 그리고 미미즈카
슈리켄 과자로 허기를 달래며 찾은 산쥬산겐도. 겉모습은 평범하기 그지 없다.
단순한 일(一)자형으로 길게 이어진 건물이 본당이다. 본당이 33칸이라서 산쥬산(33)겐(칸)도라고 한단다. 왜 이렇게 길게 지었는지는, 본당 안으로 들어가보면 알게 된다. 아쉽게도 내부는 사진 촬영 금지.
산쥬산겐도 안에는 무려 1000좌의 천수관음입상이 안치되어 있다. 천수관음상 1000좌! 길게 늘어선 수많은 천수관음상들을 바라보고 있으면 그 노력을 상상하며 혀를 절로 내두르게 된다.
산쥬산겐도에서는 매년 1월 15일(성년의 날), 법당 끝에서 끝으로 활을 쏘는 시합이 열린다고 한다. 내가 찾아간 날은 시합 같은 것이 없었지만, 활을 당기는 사람들을 생각하며 법당 끝에서 반대쪽 끝을 바라보며 잠시 감상에 젖었다(멀다...).
산쥬산겐도를 벗어나 조금 걸어가면 도요쿠니 진자가 있다. 바로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제사를 지내는 곳.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도요토미 가를 멸문시키기 위해 트집을 잡았던 '국가안강의 종'을 제외하면 별로 특별할 것이 없다고 하고, 또 건너편의 미미즈카를 생각하니 이곳에는 왠지 들어가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패스!!
국가안강의 종에 대해 잠시 설명하자면, 죽은 도요토미 히데요시를 기리기 위해 그의 아들인 히데요리가 대불상과 대불전을 제작하는 것에서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화재에 의해 대불상과 대불전이 타버리자 상심에 빠져있던 히데요리를 응원한 것은 다름아닌 이에야스 였는데, 도요토미 가의 재산을 소모하게 만들어 힘을 약화시려는 수작이었다. 어쨌든 다시 대불상과 대불전이 완성되었는데 이 때 종에 쓰인 글귀를 트집 잡아 이에야스는 전쟁을 일으킨다. 종에 쓰인 글귀 중 '국가안강 군신풍락(國家安康 君臣豊樂)'이란 부분이 있었는데, 이를 이에(家)야스(康) 사이에 다른 자를 넣어 이름을 끊어버림으로써 자신을 해하려하고, 도요(豊)토미(臣)를 주인(君)으로 하니 즐겁다(樂)라는 부분이 있다며 자신을 저주한다는 것이 이유였다.
미미즈카는 귀무덤이다. 도요토미 히데요시 군대가 조선을 침략했을 때 그 공적을 기리기 위해 가져온 조선 병사들의 코를 묻은 곳이다. 음? 귀무덤인데 귀가 아닌 코다. 원래는 코무덤이라고 부르다가 그것이 너무 잔인하게 들린다며 이름을 바꿨다나...
어쨌든 마음이 숙연해지는 공간이었다. 고개만 돌리면 바로 보이는 도요쿠니 진자의 화려함에 비해 너무도 초라한 미미즈카를 보고 있자니 몹시 서글퍼졌다. 미미즈카는 사진에 나온 것이 전부다;;; 언뜻 지나칠 때는 그저 작은 놀이터 같은 걸로 착각할 지도 모르겠다. 놀이터처럼 생기지는 않았지만...
잠시 묵념을 하고 돌아섰다.
(사진은 포토로그에도 있습니다)
# by | 2008/06/28 20:20 | 처음 떠난 여행 - 일본에 가다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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